귀농 v s귀촌 중에 골라보세요😏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궁금한 게 있어서요!
귀농, 귀촌 중에 선택한다면 뭐가 좋으시겠어요?
얼마 전 뉴스 기사를 읽었는데요.
귀농 후 도시에서의 소득을 회복하는 데 평균 5년이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귀촌을 하자니 이전 소득을 맞춰주는 직장을 지역에서 찾기는 힘들고요.
밸런스 게임도 아닌데, 왠지 슬퍼진다고요?
여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창에서의 삶을 선택한 두 로컬 청년이,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싶대요.
1에서 10까지 안전하게 지역에 정착하는 성공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면,
아직은 성공하지 않았지만 5단계까지는 알려드릴 수 있다나요?
*링크 첨부 오류로 재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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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시고르자브지> 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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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철농부 <또또팜>의 주인환 대표_ 농린이의 멜론이지만 불만 후기 단 1건
- 제철청년 <상하농원>의 농산물 소싱팀 이윤기님_ 피프티피프티(50:50) 그럴듯한 직장에 다닌다고 마냥 행복할 확률
- 제철벤처스 제2회 청년 플리마켓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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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린이의 멜론이지만 불만 후기 단 1건
귀농 3년차의 주인환 대표님은 귀농 품종으로 멜론을 선택하셨대요.
규모가 작아서 생산량은 얼마 되지 않지만 지금껏 불만 후기가 단 1건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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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표님! 안녕하세요. 대표님! 3년 동안 고객 불만 후기가 단 1건이라고요?!
네. 제 농사는 제 신용이라고 생각해서요. 받았을 때 욕먹을 건 절대 보내지 말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내가 싫으면 남은 더 싫잖아요. 저는 네트(멜론의 거미줄 무늬)가 조금만 안 좋아도 비품으로 다 빼는데, 대부분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아요. 근데 저는 그게 싫더라고요. 멜론은 제사상에 올리고 선물용으로 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네트가 예쁘게 나오는 걸 보내드려요. 선별할 때는 누구에게도 맡기지 않아요. 제가 직접 하는데,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못하니까 하루 50박스만 출하해요. 부모님이랑 같이 귀농해서 같이 일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부모님과 진짜 많이 싸우죠ㅎㅎ
🙋♀️하루 50박스만 출하하는 멜론이라니! 대표님이 직접 선별하고 보내면 고객의 만족도도 높을 것 같아요. 어떤 형태로 판매하나요?
거의 직거래 판매예요. 알음알음 소개해 주셔서 확장이 많이 됐습니다. 다른 사업체를 소개해 주셔서 대량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어요. 하우스가 총 3동(약 500평)인데 두 동은 일반용, 한 동은 선물용으로 추석 시즌에 수확됩니다. 개인 주문 들어온 거 팔고, 그날 수확분 남은 것은 가락시장에 보내버려요. 그래서 하루 50박스 이상 주문을 못 받아요. 그 이상은 작업이 안돼서요. 스마트 스토어도 작업량이 안돼서 아직은 소극적으로 상세페이지만 작성해 놓은 상태지만 내년쯤 조금 더 확장할 계획은 하고 있어요.
🙋♀️멜론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귀농귀촌 프로그램(고창 1년 살기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을 통해서 귀농한 전형적인 케이스예요. 그때 선도농가에서 실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었거든요. 예비 귀농인들이 일을 도와주고 선도농가는 일을 가르쳐 주는 매칭 프로그램인데, 그때 멜론을 처음 접하게 됐어요.
제가 선택한 멜론은 ‘로리킹’이라는 머스크계의 품종이에요. 초보자 용이기도 하고 이게 가장 표준화된 재배방식을 갖고 있어요.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아서 팔기도 편해요.
수박도 해봤는데 재배가 힘들더라고요. 쪼그리고 작업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큰 수박은 길게 봤을 때 비전이 없다고 생각해서 앞으로도 생산 계획이 없어요. 잘 하시는 분들도 이미 너무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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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머릿속에 떠오른 그 멜론인 거죠?
맞아요. 머스크멜론은 네트가 예쁘게 나오는 편이에요. 칸달로프계 멜론은 네트가 없어요. 머스크계보다 당이 높다고는 하는데, 잘 기르기만 하면 당도에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멜론은 재배를 아무리 잘해도 드시는 분이 잘 드셔야 하거든요.
🙋♀️후숙을 잘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직거래로만 판매한다면 끝까지 익혀서 보내도 되지 않나요?
멜론은 배송 후 2~3일 정도 후숙을 잘 해서 먹어야 해요. 끝까지 익혀서 보내도 되는데, 그렇게 되면 오래 보관을 못하시잖아요. 그리고 멜론은 후숙 정도에 따라 식감이 달라져서 기호에 맞게 드실 수 있어요. 그 불만 후기도 안내장을 잘 읽어보시지 않아서 나왔어요. 꼭 안내장 읽어보고 드셨으면 좋겠어요. 파손 건은 무조건 다시 보내드리는데, 맛이 없다는 분이 딱 한 분 계셨거든요. 바로 먹었냐고 물어봤더니 바로 드셨대요. 남은 멜론은 2~3일 후에 배꼽 만져봐서 조금 들어가면 그때 드시라고 안내드렸더니 나머지 멜론은 맛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수확한 멜론을 당일 바로 보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해요. |
🙋♀️재배는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다른 시설 재배 작물도 그렇지만 멜론은 온도 관리. 수분관리. 습도 관리를 신경 써야 해요. 특히 멜론 재배 시기별로 맞는 온습도가 다르거든요. 컨설팅 덕분에 올해부터는 수분 관리도 물탱크 갖춰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어요.
그리고 선물용 작물이라는 특성에 맞게, 하우스 두 동은 7월 중순부터 출하하고, 한 동은 추석 선물 시기에 출하하는 것으로 계획했어요. 한번 드셔보시고 선물용으로 많이 주문하시더라고요.
🙋♀️재배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작년 8월 말 심은 멜론이 있었는데 흰가루병이 와서 전량 폐기 처분했어요. 실은 벌이 수정할 때 흰가루병 조짐이 살짝 있었어요. 벌이 죽을까 봐 약을 안쳤더니 복구가 안되더라고요. 버티긴 했는데 정상적인 잎에서 나온 게 아니라 맛이 없더라고요. 제가 맛이 없으면 팔지 못하는 성격이라, 모종 값이고 인건비고 뭐고 다 버렸어요.
그 후로는 진짜 부지런히 살펴보고 관리하고 있어요. 벌 들어가기 전에 방제는 필수고요. 사실 선도농가 하시는 분도 나이가 많으시거든요. 궁금한 게 있어도 물어보기 좀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컨설팅을 받아 보니 원래 갖고 있던 지식을 더해 재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병해충은 초장에 잡아야 한다든가, 관수 시설이라든가 여러 가지 많이 배워 가면서 하고 있어요. |
🙋♀️특별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관행농이긴 하지만 유인하는 일회용 줄이나 집게는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조금 비싸긴 하지만 여러 번 쓸 수 있거든요. 선물 포장할 때도 상자에 들어가는 완충재인 스타핑을 쓰지 않으려고 해요. 일회용은 지양하고 있는데, 박스 값이 장난 아니에요! 2천2백 원이나 한다니까요. 가끔 박스 얼마나 한다고 나눠 담아달라는 사람 있잖아요.. 이제 뭐 살 때 절대 그런 말 못 하겠더라고요.
🙋♀️농사짓기 잘했다 하는 순간이 있을까요?
다 비슷할 것 같은데, 멜론이 맛있게 잘 나왔을 때인 것 같아요. 여기 내려와서도 직장 생활을 1년 정도 해 봤는데, 역시 못하겠더라고요. 농사가 제게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귀농귀촌 수업을 들어보면 장밋빛 이야기만 하거든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래야 귀농귀촌할 마음이 생기니까요. 그런데 막상 해 보면 쉽지 않아요. 저처럼 과정에 있는 이야기가 막 시작하려고 하시는 분들께는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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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단 한 건의 불만 후기가 있었던 또또팜의 비결은 대표님이 직접 선별해서 하루 50박스만 출하하는 깐깐함에 있었네요. 아직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하시지만, 신용과 원칙을 지키며 노력하는 모습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간단히 귀농 노하우를 정리해 봤어요
✔️지자체에서 밀어주는 작물, 재배 난이도와 시장성 파악 후 작물 선택
✔️선물용 작물인 멜론이라는 특성에 맞게, 추석 전후 출하 시기 조정(일반 가정용은 7월 중순, 선물용은 추석 전)
✔️대표가 직접 선별하여 하루 50박스만 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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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링크에서 또또팜의 멜론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
제철청년_<상하농원>의 농산물 소싱팀 이윤기님 |
피프티피프티(50:50) 그럴듯한 직장에 다닌다고 마냥 행복할 확률
<상하농원>은 고창군 상하면의 지명을 따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직원 수가 120명을 넘었고, 대다수가 2030의 젊은 사람들이며, 지역 내외 인지도가 높아요. 서울 경기 지역의 대기업 연봉과 복지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그래도 지역에서 줄을 세워 보면 이만한 직장은 없는 것 같기도 한 곳입니다. 소위 ‘그럴듯한’ 직장이죠. 이곳에서 일하면서 행복하냐는 질문에, 상하농원의 농산물 소싱팀에서 일하고 있는 이윤기 님은 피프티피프티(50:50)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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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윤기 님. 현재 하고 계시는 일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역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소싱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상하농원에서 꽤 오래 일을 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상하농원을 다닌 지는 지금 거의 8년 차고요. 고향이 여기 고창이에요. 고등학교 때 막연하게 농촌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환경공학과를 진학하게 됐거든요.
🙋♀️진짜 막연했네요!
네.. 그렇죠?(하하) 진학 후에는 농어촌공사에서 토양 환경정화사업을 했었어요. 거기서 배우는 건 농지 정화같이 환경을 보호하는 일과 상관이 없지는 않았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막연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
🙋♀️농산물 유통 쪽으로 관심을 돌리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대학교 때 농산물 유통 쪽으로 관심이 생겼어요. 돈 되는 게 장사인 것 같더라고요. 장사를 배워보고 싶었는데, 회사 들어가서 농산물을 소싱한다는 건 내 돈 들이지 않고 내가 마음에 드는 물건 팔아보는 경험이잖아요. 결국 농어촌공사에서 GS로 이직해서 유통 쪽으로 일하다가 부모님이 몸이 안 좋아지셨어요. 그래서 고창으로 내려왔고, 상하농원에서 일하게 됐죠. MD까지 하고 귀향을 하는 것이 꿈이었는데요. 계획처럼 되진 않았지만 10년~15년 계획이 앞당진 셈이죠. 농원이 힘들지만 그래도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어요. 고향에서 일한다는 점을 포함해서요.
🙋♀️지금 하시는 일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제철 지역 농산물들을 소싱해서 판매하고 있어요. 제철 농산물 중 지역에서 생산하는 생산자분들을 찾고 그분들 중에서도 맛과 품질이 좋은 분, 거래 조건 성립되는 분들과 거래하는 일을 해요. 시기, 가격, 물량 등의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저희가 팔아드릴 수 있는 물량이 적어요. 그리고 고창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농산물 판매가가 높게 형성되어 있어요. 품질도 좋지만 인지도가 있거든요. ‘고창 수박’, ‘고창 땅콩’처럼요. 로컬에서 상하농원을 생각하는 분위기의 영향도 있는데요. 대기업이 뭔가를 한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회사 상황이 어떻든 물량이나 단가적으로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기도 해요. 이게 좀 애로사항이네요. |
🙋♀️매일유업도 엄밀히 보면 대기업이 아니라 중기업이고, 상하농원은 중소기업인데 계열사라는 이유로 오해를 받고 있군요.
네. 하지만 이런 점들을 고려하고 감안해 주신 분들이 다행히 계셔서 점점 거래처를 넓혀가는 중입니다.
🙋♀️중소기업이고 초창기 회사인 점, 6차 산업에 도전한 기업이라는 점을 보면, 업무량이나 본래 업무 이외에 하시는 일도 많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네.. 농원 안에서 일하다 보면 다른 부서의 일인데도 같이 이루어지는 일들이 있어요. 핼러윈 같은 행사를 치르기도 하고요. 힘든데 분명히 재밌는 부분이 있거든요.
최근에는 연봉에 변화는 없지만 팀장 직책을 달아주셔가지고.. 대관 업무도 함께 하고 있어요. 나의 일은 아니지만 회사의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조직, 팀, 부서, 회사의 업무를 얼마나 잘 갈음해서 하느냐가 중요해요. 이게 없으면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
🙋♀️고창이 고향이라고 하셨는데, 지역에서 일하는 것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장점은 익숙함, 단점도 익숙함이에요. 지역에서 일을 하다 보면, 아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일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굉장히 큰 장점이에요. 그렇다 보니 반대로 주변에서 나를 바라보는 분들도 많은 거죠. 그래서 사적인 부분이나 사소한 것들도 다 가감 없이 노출돼요. 그런 부분들은 단점인 것 같아요.
🙋♀️일을 하시는 데 만족하시나요? 1점에서 10점까지 점수로 표현한다면 몇 점이에요?
아.. 이 인터뷰가 제 직장 생활을 돌아보게 하네요! 음.. 5점이요! 마케터들은 내가 손을 댄 게 히트를 쳤을 때 만족감을 느끼는데요. 그 히트 상품을 내지 못한 게 아직 없어서요. 아직 이렇다 할 성취감이 없네요.
🙋♀️성취감이 없다고요? 제가 알아본 바로는, 우수사원으로 여러 번 뽑힌 걸로 알고 있는데요.
네.. 8년 일했는데, 8년 중 3번 정도 우수사원으로 뽑혔어요. 비결은.. 영혼을 갈아 넣자!입니다. 직장 생활은 과해도 문제, 부족해도 문제인 것 같아요. 책임감+열정+집중력이 모두 필요해요.
🙋♀️공감해요. 만족도나 성취감과 연관이 있는 질문이긴 한데, 일을 하기 잘했다고 느낀 순간이 있으신가요?
아 맞다! 폴바셋 메뉴 중 고창 수박주스가 있는데 고창에서 생산된 수박으로 들어가요. 그때 거래가 성립돼서 4~5년째 납품 중인데요. 남들이 이름 대면 아는 매장에 내가 직접 손 댄 물건이 판매된다는 점이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런데 처음에는 좋았지만 지금은 책임감으로 느껴져요. 맛이나 이런 것도 신경 쓰게 돼서요.
🙋♀️일을 성사시킨 성취감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생기는 거군요. 일을 하시는 데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저는 관계를 중요시해요. 어쨌든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이잖아요. 거래도 그렇고요. 회사 내에서는 한 팀의 팀원으로 있든, 상사와 팀원의 갑을 관계에 있든 그건 결국 사람 대 사람이라는 관계 속에서 이루어져요. 관계를 긍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일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
🙋♀️수박주스의 맛을 신경 쓰는 것도 고객이나 폴바셋, 수박 농가와의 관계에 관련돼서 그런 것이군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적정 거리와 타이밍을 지키면서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일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사람과의 관계까지 잃지는 않으려고요. 왜냐하면 사람 대 사람의 관계는 적정거리만큼이나 타이밍이 중요한데, 언제 어디서 다른 관계로 만나 도움을 주고받을지 모르거든요. 그것이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성공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아..저도 관계에서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윤기님과 제 사이는 그렇게 친해진 듯 거리감이 있는 걸까요?
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하하) 제가 일부러 이렇게 유지하는 것도 있어요. 상사나 타부서, 거래처 사람과의 관계에서 제가 먼저 거리감을 두면 상대방도 그렇게 하시더라고요.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성과를 만들어내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이전 직장까지 합해서 제가 직장 생활이 14년 차인데요. 회사를 다녀보니 능력치가 중요한 건 아니더라고요.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환경과 얼마나 조화되느냐가 더 중요해요.
🙋♀️여러 가지 중요한 키워드들이 많이 나왔는데, 윤기 님의 ‘일’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요?
나의 일은 돈이다. 내가 (상품을) 잘 구해와야 회사도 거래처도 돈을 벌잖아요. 내 월급도 그래야 올라요.(천천히)
🙋♀️관계 속에서 돈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 되겠네요. 혹시 직장 생활 이후의 삶도 생각하신 게 있으실까요?
저의 출구 전략은 비트코인입니다. 현실적인 기준에서 투자를 생각하지 않으면 나의 앞으로의 20년은 없지 않을까 해요. 5년 안에 회사를 그만둔다면 앞으로 노동할 수 있는 시간 겨우 20년이에요.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든 준비해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경제 논리나 매출 구조로는 10년~20년 안에 돈의 흐름이 바뀔 거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성공해야 하는데, 비트코인이라는 허상밖에 투자처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게 좀 안타깝기도 하고, 실제로 그것에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낭만적으로 얘기 잘 하시다가 갑자기 돈 이야기로 넘어오셔서 당황스럽기도 한데, 이건 로컬의 직장인이든 대도시의 직장인이든 모두 가지고 있는 난제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8년 동안 근무하신 비결은 무엇인가요?
템포 조절이 중요해요. 전력 질주해서 100m 달리기를 하면 안 되듯, 자신만의 템포를 찾고, 본인만의 일-삶의 밸런스 기준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윤기님만의 방식이 있으신가요?
저도 아직도 찾고 있기는 한데요. 하하. 지금은 주말에 여자친구랑 만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으로 스트레스가 조금은 풀리는 것 같아요.
🙋♀️그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에 고창 벤처스가 있는 건가요? 지금은 임원으로 내려와 계시지만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회장직에 계셨잖아요. 직장 생활하시면서 벤처스라는 청년 모임을 이끄는 회장까지 하시는 게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벤처스 회장할 때 무게감이 상당했어요. 회원분들 모두 감투를 써보는 일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회사 생활할 때 진짜 팀장님들 경영진들 이해 안 된다고 그러잖아요.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그 자리가 주는 무게감을 모두 느껴봤으면 좋겠어요.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고창 벤처스에 앞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으실까요?
등대 같았으면 좋겠어요. 지역 안에서 등대같이 청년의 인생을 밝혀주었으면 좋겠어요. 바라보는 지점, 필요한 것들을 해주는 역할이었으면 해요. |
적정거리와 타이밍으로 관계에서의 조화를 유지하고, 로컬 기업에서 자신만의 템포로 일의 성과와 돈의 흐름을 만들고 계시는 윤기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지역에서, 그럴듯한 직장에 다닌다고 마냥 행복할 확률은 피프티 피프티(50:50)인 것 같네요. 피프티피프티는 카지노의 승산에 관한 용어로, 베팅이 윈(win) 또는 루즈(lose) 하는 동등한 찬스에 속한다는 뜻입니다. 확률을 50%까지 만드는 것도 쉽지만은 않아 보이는데요.
지역에서 자리 잡고 성공할 가능성은 피프티피프티, 만약 그렇다면, 어느 쪽에 베팅하시겠어요? |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청년 플리마켓이 무사히 마무리됐습니다.
작년과 똑같은 날짜에 열렸는데, 확실히 여름이 빨리 온 것 같아요.
작년에는 아스파라거스가 나오고 블랙망고 수박이 못 나왔는데, 올해는 그 반대였으니까요.
날씨 탓인지 판매는 부진했어요.
하지만 우리만의 이벤트를 만들어 보자, 어떻게든 이어 가보자는 소중한 마음들이 모였던 것만은 사실이에요. 그러니까, 우리들의 두 번째 플리마켓은 '이게 과연 잘 될까'하는 반신반의의 마음과, 곁에 함께 있는 사람들과의 의리, 아무래도 가만히 있기는 석연찮은 나이 같은 것들의 집합체였습니다.
로컬에서의 시도는 이렇듯 조금 어설프고, 지나치게 소소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격하게 응원받아야 하고, 스스로 다독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패와 성공을 가늠하는 것은 판매 실적이나 방문객 수 같은 세상의 잣대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꾸준함과 시시콜콜한 재미 같은 것들이니까요. 젊었을 때의 경험은 어떤 것이든 소중하잖아요. 다음 플리마켓을 위해 고창 벤처스는 재미를 +3, 진지함을 +2 강화했습니다.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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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은 유난스러운 장마 대신 소나기만 잠깐 왔다 가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요.
여름이 가장 바쁘다는 시골에서,
청년들은 그럭저럭 견디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더 잘 지낼 수 있도록 응원의 마음을 담아 구독 신청해 주세요 :)
제철 시골의 모습들을 모아서 매월 15일 수요일 오전에 보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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